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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IS 피플] KIA 서건창의 '두 번째 봄'은 오는 걸까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35·KIA 타이거즈)의 야구 인생에 '두 번째 봄'이 찾아올까.서건창은 지난 9일 짜릿한 손맛을 봤다. NC 다이노스를 상대한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8회 우월 투런 홈런을 쏘아올린 것이다. KIA 동료 선수들은 엄청난 환호로 그의 홈런을 반겼다. 서건창이 시범경기 홈런을 기록한 건 2015년 이후 처음이자 통산 두 번째. 지난해 서건창은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도합 177타석 무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서건창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날카로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세 번의 캠프 연습 경기에서 타율 0.556(9타수 5안타)를 기록, 최원준(13타수 5안타) 윤도현(13타수 6안타)과 함께 팀 타선을 이끌었다. 허리가 불편해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던 예년과 달랐다. 스스로 "많은 성과를 거뒀다. 의미 있었다"며 "큰 통증 없이 캠프를 치른 게 가장 좋았다. 최근 몇 년에 비해 컨디션이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만족스러워할 정도였다.최근 몇 년 서건창은 '잊힌 존재'였다. 그는 2014년 KBO리그 사상 첫 시즌 200안타를 달성하며 그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입지전적인 선수다. 하지만 2021년을 기점으로 성적이 하락했다. 트레이드 마크였던 정교한 타격이 사라졌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잔부상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겨울 3년 연속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LG 트윈스를 떠나 거취에 관심이 쏠린 서건창의 선택은 고향 팀 KIA였다. 의외일 수 있었다. KIA는 유격수 박찬호, 2루수 김선빈의 입지가 탄탄하다. 3루에는 팀 내 최고 유망주 김도영이 버틴다. 서건창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많지 않았다. 출전 기회를 원한다면 KIA는 부합하는 조건이 아니었다.'윈윈(Win-Win) 효과'를 기대한다. KIA는 "경험이 풍부한 서건창이 팀 내 젊고 유망한 내야수들이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했다"며 "김선빈과 함께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만약 서건창이 연착륙하면 천군만마를 얻은 거나 다름없다. 그만큼 내야에서 활용할 카드가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서건창이 원하는 건 우승 반지. KIA와 계약한 이유로 그는 "진짜 우승하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캠프 연습경기에 이어 시범경기에서도 '서건창 효과'가 눈에 띈다. 내야 경쟁이 가속하면서 전체 전력이 상승하는 시너지가 발생하고 있다. KIA가 원한, 선수가 기대한 결말에 다가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대전=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3.11 13:12
배구

아이돌에서 에이스로...김지한 "외모는 성진이가 낫죠...저는 우승 하겠습니다"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는 올 시즌 홈경기가 열리는 장충체육관 내 카페에서 특별한 식음료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팀 간판선수로 거듭난 김지한(25)의 이름을 따서 만든 '김지한 세트'다. 팝콘과 아이스티 그리고 선수 포토카드로 구성돼 있다. 현장을 찾은 배구팬들이 구매 후기를 쏟아낼 만큼 화제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김지한은 올 시즌 V리그 대표 스타플레이어로 올라선 선수다. 13일 기준으로 국내 공격수 득점 2위(419점) 공격종합(52.19%)은 전체 7위에 올라 있다. 여기에 준수한 외모와 빼어난 신체 조건(1m94㎝)으로 팬심을 사로잡으며 '장충 아이돌'로 불리고 있다. 우리카드는 식음료 이벤트뿐 아니라 홈 서브석에 '김지한 BOX석'을 만들고, 다양한 굿즈와 선예매권으로 구성된 멤버십을 판매하는 등 스타 마케팅에 집중했다. '배구 성지' 장충체육관엔 김지한의 이름이 가득하다. 이적만 두 번, 강해진 멘털 김지한은 코트 밖에서 한결 차분하다. 지난 7일 우리카드 훈련장(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만난 그는 "김지한 세트 구매 뒤 인증샷을 보내주시는 지인이 많아졌다. 배구장에서도 이전보다 관심이 높아진 게 느껴져서 너무 감사하다"라면서도 "결국 코트에서 내 몫을 해내야 이런 관심도 받는 것 같다. 할 일이 분명하기 때문에 배구 외적인 부분은 크게 의식하진 않는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지한의 프로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현대캐피탈에 지명됐지만, 군 복무(국군체육부대) 중이었던 2020년엔 한국전력, 2022~23시즌을 앞두고 다시 우리카드로 트레이드 됐다. 두 번이나 타의로 팀을 옮긴 기억은 김지한을 더 강하게 들었다. 그는 "처음에는 담담하게 받아들였지만, 두 번째 트레이드 때는 '내가 아직도 많이 부족하구나'라는 생각에 자책했다. 더 이를 악물고 배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돌아봤다. 준비된 김지한에게 비로소 기회가 왔다. 2022년 12월, 우리카드 외국인 선수였던 리버만 아가메즈가 부상을 당해 이탈한 자리를 메우며 잠재력을 드러냈고, 데뷔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지한은 "아가메즈의 부상이라는 변수가 내겐 기회가 된 것 같다. 그래도 묵묵히 잘 준비했던 게 큰 힘이 됐다. 운이나 컨디션이 좋아서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라고 했다. 김지한을 성장하게 한 요인은 또 있다. 2017년 19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 4강 진출 쾌거를 합작한 임동혁(대한항공) 임성진(한국전력) '1999년생 동갑내기' 친구들과의 경쟁 시너지다. 김지한은 "서로 자극을 받으며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젊은 선수들 사이 스토리텔링이 있는 건 배구팬에게도 흥미가 될 것 같다"라며 반겼다. 아이돌 같은 외모로 주목받는 임성진에 대해 김지한은 "외모는 (임)성진이가 훨씬 낫다"고 웃으며 저는 올 시즌 우승을 하겠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승 이끌면 MVP 후보 우리카드는 설 연휴까지 올시즌 19승 9패·승점 55를 기록하며 남자부 1위를 지켰다. 오프시즌 주포 나경복과 주전 세터 황승빈이 이적하며 공백이 생겼지만, 세터 한태준과 김지한을 중심을 팀을 재편했다. 전반기를 1위로 마치며 반전 드라마를 보여준 우리카드는 창단 첫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김지한은 우리카드 에이스로 자리매김해 지난 8시즌 동안 이 자리를 맡았던 나경복을 지우고 있다. 김지한은 "솔직히 내년에는 내 이름이 진짜 에이스로 인정받길 바란다. 올 시즌 보여준 퍼포먼스를 이어간다면 언젠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우승을 향한 열망도 감추지 않았다. 현대캐피탈 소속이었던 2018~19시즌, 소속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했지만, 당시 김지한은 벤치 멤버였다. 그는 "올 시즌은 주전으로 뛰고 있기 때문에 기쁨이 다를 것 같다. 꼭 해내고 싶다"라고 했다. 우리카드가 정규리그 1위에 오르면 김지한은 유력 최우수선수(MVP) 후보다. 김지한은 "솔직히 MVP 수상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그래도 올 시즌 포지션(레프트) 베스트7에는 이름을 올리고 싶다. 국내 선수 득점 1위도 도전하고 싶다. 원래 목표는 분명히 잡는 편"이라고 했다. 김지한은 올 시즌 가장 큰 성장에 대해서 "이전보다 높은 타점에서 스파이크를 시도하는 게 익숙해졌고, 상대 코트를 공략하는 시야도 넓어진 점"이라고 했다. 보완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서브 리시브가 부족하다. (대한항공) 정지석 선배님처럼 전천후 선수가 되고 싶은데, 선배님의 리시브 능력과 비교하면 60% 수준인 것 같다"라며 박한 평가를 내렸다. 이어 그는 "계속 부족한 점을 채울 것"이라고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2.15 06:30
메이저리그

'오타니 올지도 몰라' 다저스 등번호 17번 비워놓고 기다린다

최종 국면으로 접어든 오타니 쇼헤이(29) 쟁탈전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유력 후보 LA 다저스는 그의 LA 에인절스 시절 등 번호를 비워놓고 오타니의 선택을 기다린다.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다저스가 얼마 전 재계약한 구원 투수 조 켈리에게 등번호 17번을 양보할 수 있는지를 타진했다고 8일(한국시간) 전했다. 켈리는 올 여름 트레이드로 다저스에 와 시즌 후 FA(자유계약선수)가 돼 다저스와 1년 80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켈리는 이에 대해 "오타니에게 줄 수 있다면 영광"이라며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17번은 오타니가 전 소속팀 에인절스에서 달았던 등번호다. 오타니가 등번호에 특별히 애착을 드러냈던 건 아니다. 그는 앞서 일본프로야구(NPB) 닛폰햄 파이터스에서는 11번을 달고 뛰었다. 일본 야구대표팀 등번호도 17번이 아닌 16번이다. 오타니 측은 실제로도 등번호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17번을 달고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 2회를 수상했다. 오타니 개인으로서도 사용할 수 있다면 '가점 요인'이다.빅리그 구단의 한 단장은 나이팅게일 기자에게 "다저스가 오타니와 진짜로 계약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상 켈리에게 저런 부탁을 할 이유가 없다"며 오타니의 다저스 입단을 높게 점쳤다. 다저스는 오랜 시간 오타니의 영입 후보로 꼽혀 왔다. 팀 연봉 구조가 건전해 고액 연봉을 감당할 수 있고, 최근 몇 년 동안 메이저리그(MLB) 관중 수 1위, 중계권료 1위로 탄탄한 재정을 자랑한다. 유망주를 끝없이 키워내는 육성 시스템, 11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과 10번의 지구 우승을 거둔 현재 전력 모두 갖췄다. MLB 데뷔 후 아직 포스트시즌도 못 올라가 본 오타니에게는 최선의 환경이다.지난 6일에는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오타니를 스토브리그 최우선 영입 대상이라고 밝혀 화제가 됐다. 로버츠 감독은 최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구단 관계자들과 오타니를 만나 2∼3시간 대화했다고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오타니 측이 정보를 통제하는 가운데 이번 겨울 공식적으로 처음 밝혀진 협상 정보였다.오타니는 다저스 외에도 토론토 블루제이스행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총액 5억달러 이상의 메가톤급 계약을 앞둔 오타니는 조만간 행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지 기자들은 빠르면 이번 주 내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 전망 중이다. 2023.12.08 09:03
프로야구

[김종문 진심 합심] 좋은 선배, 따뜻한 환대

제가 야구팀에 있을 때 트레이드를 여러 차례 했습니다. 구단을 운영하는 입장에선 전력 강화라는 목적으로, 끊임없이 가능성을 검토하고 타진합니다. 그러다 보면 작별하게 되는 선수들이 생깁니다. 강팀으로 가는 길에서 많은 인연과 만나고 헤어집니다. 이별하는 만큼 새로운 만남이 생기지만, 가는 사람의 뒷모습이 눈에 밟히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프로 스포츠는 비즈니스’라는 말이 있습니다. 냉정하지만 헤어질 때 여러 감정이 듭니다. 트레이드의 특성상 선수 본인과 충분히 미리 교감하거나 정보를 공유하기 불가능합니다. 하루 이틀 먼저 알리기도 하지만, 여의치 않을 때가 있습니다.선수 사정을 듣다 보면 딱할 때가 많습니다. “지난 주 전세 계약을 했다” “아이가 유치원 들어갔다"라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위로도 합니다. 그렇지만 조직과 제도가 모든 걸 돕지는 못합니다. 그럴 때 필요한 사람이 있습니다. 동료들입니다. 야구팀에서 사람이 가고 오는 일은 일상이나 마찬가지여서 이런저런 일 처리, 관련 안내는 패키지처럼 제공됩니다. 그러나 당사자 마음까지 속속들이 챙기는 데는 주위 사람만한 존재가 없습니다. 그리고 좋은 형들이 있다면 든든한 울타리가 됩니다.2021년 5월 어느 날 이야기입니다. NC 다이노스 내야수 김찬형 선수가 SSG 랜더스로 옮기는 날이었습니다. 일찌감치 오고 간 논의가 그즈음 급물살을 탔고, NC가 서울로 원정 왔던 때에 맞춰 성사됐습니다. 경기 서너 시간 전 최종 결정됐기에 해당 선수들이 마음 정리, 짐 정리를 할 시간이 부족했습니다.두 팀 프런트는 다음날 서로 선수를 보내도 될지 조율했습니다. 그런데 상대 코치진에서 이적 당일 바로 뛰게 할 수 있으니 합류했으면 좋겠다고 해 서울 고척돔에서 경기 전 훈련을 마친 김 선수를 인천 야구장(SSG 랜더스필드)까지 급히 보내야 했습니다.맨몸으로 갈 수 없으니 원정 숙소인 호텔에 먼저 들러서 개인 짐을 싸야 했습니다. 야구 장비 가방, 여행용 트렁크 하나씩 끌고 졸지에 이사를 하게 된 것이죠. 김찬형 선수가 얼마나 당황스럽고 마음이 착잡했을까요. 며칠 뒤 그의 인터뷰를 보니 “점심 때 이용찬 선배가 새로 왔다고 인사했는데 오후에 갑자기 내가 떠난다고 하니 눈물이 났다"라고 말했더군요.김찬형 선수는 구단 직원이 잡아 놓은 택시를 타고 겨우 시간 맞춰 새로운 홈 구장에 도착합니다. 유니폼을 바꿔 입은 김 선수는 9회 대주자로 나서 동점 득점을 기록했고, 이어진 찬스에서 SSG는 끝내기 역전승을 합니다. 새 팀에서 멋진 데뷔전을 치릅니다.그날 저는 이틀 연속으로 이어진 자유계약선수(FA) 계약과 트레이드의 마무리 작업을 하느라 김찬형 선수를 못 만났습니다. 김 선수는 김경문 감독님 재임 중 입단했는데 감독님이 “신인이 힘든 훈련 한 번도 안 빠지고 다 해내는 게 기특하다. 잘 지켜보라"라며 주목한 유망주였습니다.트레이드 과정을 직접 설명하지 못하고 떠나 보낸 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다음날 운영팀 담당 매니저로부터 김 선수 소식을 물었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추신수 선수가 많이 챙겨줬다고 하네요. 경기 마치고 쭈뼛거리는데 저녁식사 자리에 데려가고, 당분간 지낼 임시 숙소도 김강민 등 선배들과 나눠 찾아줬다 합니다. 시즌 중 옮겨온 선수에게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추신수 선수가 구단에 바로 전화하는 걸 (김)찬형이 들었답니다.”당시 ‘그팀 선배들 멋지구나’ 싶었는데 그 기억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최근 팀(SSG) 최고 베테랑 듀오의 한축 김강민 선수가 2차 드래프트로 팀을 옮긴 최근 이슈를 보면서 입니다.남은 후배들이 왜 그렇게 김강민 선수에게 그리움과 존경의 메시지를 올리는지 2년 전 이야기가 생각나며 이해가 됐습니다. 어느 팀이든 중계 화면에 후배 챙기는 팀 선배가 눈에 띄지만 ‘진짜 형’은 드러나지 않게 든든하고 큰 바람막이를 자처하더군요. 이제 남은 선수 중 누군가 떠난 선배의 빈자리, 그 형이 사람을 환대하던 모습을 이어받지 않을까요. 그렇게 좋은 팀이 만들어집니다. 좋은 사람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3.12.04 07:30
프로야구

[IS 잠실] 염경엽 감독 "최종전 임찬규, 토종 에이스니까…라고 써주세요"

"토종 에이스 대우도 있다. 사실 어제 써도 됐다. 오늘은 6이닝 정도 던지게 할 예정이다. FA(자유계약선수)를 앞뒀는데, 규정이닝을 채워야 하지 않겠나."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올 시즌 깜짝 활약으로 선발진을 지켜온 국내 1선발 임찬규를 시즌 최종전에 등판시킨다.LG는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3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을 펼친다. 이날 경기 전까지 143경기 85승 2무 56패를 기록 중인 LG의 정규시즌 최종전이다.이미 1위는 확정했다. LG로서는 승패에 크게 의미를 둘 날은 아니다. 다만 다른 의미가 있다.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 시상식을 치를 예정이다. 기왕이면 기분 좋게 마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상대 팀인 두산이 NC 다이노스, SSG 랜더스와 치열한 순위싸움을 펼치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는 없다. 사력을 다하진 않더라도 '잠실 라이벌'에 져줄 상황 역시 아니다.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염경엽 감독은 "이기려는 경기를 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순위싸움 때처럼) 정상적으로 치열하게 하기도 부담스럽다. 모든 팀에 똑같이 상대하려 한다. 승부가 걸린 것처럼 세게 하기는 또 어렵다"고 전했다. 선발 임찬규이 대한 기대도 있다. 임찬규는 올 시즌 29경기 13승 4패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 국내 선발진이 흔들리던 LG의 중심을 잡아줬다. 지난 시즌 후 FA 신청을 1년 미루고 재수해 얻은 값진 성과다. 아담 플럿코, 케이시 켈리에 트레이드 영입한 최원태까지 선발진 전원이 흔들렸던 LG로서는 풀 시즌을 버텨준 임찬규의 존재가 고마울 법 하다.취재진이 염 감독에게 최종전 등판 의미에 대해 묻자 그는 "토종 에이스 대우도 있다. 사실 어제(14일) 등판해도 됐다. 대우도 있다"며 "그렇게 기사로 써 달라"고 장난 섞인 미소를 지었다.대우 그 이상의 의미도 있다. 다시 FA 신청을 하게 될 임찬규는 139이닝으로 규정이닝까지 딱 5이닝이 부족하다. FA를 맞이하기 전 규정 이닝을 채워 선발로서 좋은 가치를 받게 하고 싶은 게 염 감독이 생각하는 '진짜' 대우다. 그는 "오늘은 6이닝 정도 기용할 생각"이라며 "FA가 되는데 규정 이닝을 채워야 하지 않겠나"라고 웃었다.한편 정규시즌은 임찬규가 지켜줬지만, LG로서는 다가올 한국시리즈(KS) 로테이션도 고민해야 한다. 염경엽 감독은 김윤식은 구속을 보고 결정한다고 했다. 이정용의 보직은 두 번째 투수지만, 김윤식의 보직에 따라 변할 수도 있다. 14일 두산전에서 선발 김윤식을 2이닝만 쓴 후 두 번째 투수로 올린 이정용을 5이닝(74구) 쓴 것도 같은 맥락이다.그는 "윤식이는 구속이 142㎞/h가 나오지 않으면 힘들다. 그래서 (14일 경기에서) 뺀 거다. KS에서도 구속이 144㎞/h 이상 올라오지 않으면 선발로 쓰지 않겠다. 코너워크로 싸우는 투수가 아니라 직구에 힘이 있어야 실투를 던져도 살아남을 수 있다"며 "이정용은 두 번째 투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선발이다. 윤식이가 연습 경기에서도 구속이 나오지 않으면 정용이가 4선발"이라고 예고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15 12:20
메이저리그

오타니 떠나면 '진짜 암흑기'…트라웃은 남을까 "선수가 원하면 트레이드 가능"

영원히 LA 에인절스의 원 클럽맨일 것 같았던 마이크 트라웃(32)이 마음을 바꾸게 될까. 일단 에인절스의 미래는 더할나위 없이 어둡다.미국 USA투데이는 10일(한국시간) "에인절스는 올스타 외야수인 트라웃이 요청할 경우, 기꺼이 트레이드할 의사가 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에인절스가 트라웃의 트레이드 가능성을 열어둔 건 아마도 처음이다.트라웃은 현역 최고의 커리어를 자랑하는 스타다. 최근 임팩트는 오타니 쇼헤이에 밀리지만, 전성기 성적은 오타니 못지 않다. 오히려 그 성적을 더 오래 유지해 온 '진짜' 스타다. 통산 타율 0.301 출루율 0.412 장타율 0.582, 368홈런 940타점 206도루를 쌓았다.2011년 에인절스에서 데뷔한 트라웃은 그동안 오로지 한 곳에서만 뛰어왔다. 지난 2019년에는 개인 두 번째 연장 계약으로 사실상 종신 선언도 했다. 잔여 계약을 포함해 12년 4억 3000만 달러로 당시 북미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 금액 계약 기록도 세웠다.당시 잔류 자체가 이변이었다. 에인절스는 역대 최고의 타자인 트라웃을 보유하고도 포스트시즌에는 단 한 차례(2014년)밖에 나서지 못했다. 트라웃보다 몇 단계 아래로 꼽히는 무키 베츠, 브라이스 하퍼, 애런 저지 등은 월드시리즈 또는 챔피언십 시리즈에 오르며 꾸준히 가을 도전을 이었다. 오로지 트라웃, 그리고 2018년 합류한 오타니만이 가을에 나서지 못했다.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 마감시한까지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이어왔으나 결과적으로 11일 기준 66승 77패로 추락했다.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3위와 격차는 13.5경기에 달한다. 기적이 일어나도 뒤집기 힘든 거리다.올해가 끝나면 오타니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이 생긴다. 떠날 가능성이 유력하다. 아예 가을야구 경험도 해보지 못한 오타니는 꾸준히 강한 전력을 유지하는 팀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미래도 어둡다. 에인절스는 올 시즌 올인을 위해 그나마 있는 유망주도 내보냈다.매년 조금씩 아쉬움을 드러냈던 트라웃이지만, 올해는 그 이상의 움직임이 나올 수도 있다. USA투데이는 트라웃이 최근 아트 모레노 구단주나 프런트 등 수뇌부와 팀 방향성을 논의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그리고 면담에서 트라웃을 납득할만한 답변을 듣지 못한다면 트레이드 요구로도 이어질 수 있다. 총체적 난국에 가까운 에인절스에 트라웃을 납득시킬 계획을 기대하긴 더 어렵다.이전 같았으면 트레이드 요구조차 없었을 거다. 애초에 트레이드를 원했다면 잔류를 선택하지도 않았을 트라웃이다. 그만큼 팀 상황이 좋지 못한데, 구단 역시 트라웃을 보유하고 있기 부담스러운 시점이다. 트라웃의 잔여 계약은 2030년까지 2억 4815만 달러인데, 그는 지난해 119경기, 올해 82경기에만 출장했다.행선지 선택권도 트라웃한테 있다. 지난 연장 계약 당시 전구단 트레이드 거부권을 보유해서다. 트라웃이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우승을 향해 도전할 수 있다. 그가 학창시절 응원했던 필라델피아 필리스, 혹은 뉴욕 양키스나 LA 다저스 등 전통의 강호가 행선지가 될 수도 있다. 잔류한다면 암흑기를 견뎌내고 영원한 '에인절스맨'이 될 수도 있다. 남은 건 결단 뿐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9.11 09:17
프로야구

[김종문의 진심 합심] 고정관념의 함정

프로야구 트레이드 시장이 문을 닫았습니다. LG 트윈스가 최원태 선수를 영입하면서 선발투수의 고민을 일단 해결했습니다. 선발투수를 갖고 싶다고 바로 데려올 수 있는 것이 아닌데 압박감이 더욱 큰 상황에서 LG 프런트가 대단한 협상력을 발휘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결단과 실행력까지 돋보였습니다. 이번 시즌 최고의 장면 중 하나로 꼽힐 수 있겠습니다. 팀 전력구성의 핵심을 채우는 과정과 결과도 대단하지만 이번 트레이드가 팀 안팎에 줄 심리적 요소도 중요합니다. 저는 내부의 각성효과에 주목합니다."팀이 계속 끓어 오르게 해야 합니다." 예전에 김용희 KBO(한국야구위원회) 경기운영위원은 제게 이런 말을 해 주셨습니다. 팀이 위기를 맞았을 때 프런트에선 전후사정을 살피다가 적재적소에 필요한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트레이드나 선수교체의 타이밍이 있고, 때를 놓치면 안된다는 메시지입니다. 2019년 5월 나성범 선수의 무릎 부상, 2020년 트레이드 마감시한 때 이 말씀이 제겐 나침반이 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2020년 여름 트레이드로 불펜진을 보강한 뒤 투수진 내부에선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당시 투수조의 리더 임창민 선수가 "우리가 잘못해 좋은 후배가 팀을 떠났다"며 남은 선수들의 미안한 마음을 모아 분위기 전환의 계기로 만듭니다. 새로운 선수가 보탬이 되는 것 못지않게 내부 결속에서 만들어진 응집력이 컸습니다. 이 과정이 잘 이뤄지면 새롭게 도약하는 리셋의 계기가 됩니다. 프로 스포츠 팀이 시즌이란 항해에서 맞는 다양한 위기를, 리셋의 모멘텀으로 바꿔주는 것이 선수-코치-프런트의 리더그룹 역할입니다. 최근 전국대회 고교야구 소식이 많이 나옵니다. 야구의 경우 9월14일 열리는 드래프트를 앞두고 주목받는 선수들 소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선수 소개에 빠지지 않는 내용 중에 신체 사이즈가 있습니다. 그리고 '당당한 체격'이라는 설명이 뒤따릅니다. 일종의 클리셰 (cliché)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직 몸이 자라는 시기의 선수인데 현재 기준으로 뭔가 재목이 될 것이라고 섣불리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키가 작아 가능성 마저 작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야구에 여전히 이런 고정관념이 존재합니다. 문제는 고정관념들이 숫자와 함께 짝을 이루면서 마치 진짜 과학인 것 처럼 사람들을 계속 믿게 만들고 있다는 겁니다. "작은 키의 투수는 구속이 느려"에서 부터 "평균적으로 키 작은 선수가 성공한 경우가 없어" 등 입니다. 이런 말들은 논리적인 비약, 선입견이 결합돼 있습니다. 키와 구속의 상관관계를 떠나 구속 자체가 이제 성공의 절대기준이 되지 않습니다. 투수의 경우 회전수, 무브먼트 같은 다른 데이터들이 더욱 중요한 지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타자라면 단순히 타율만 보지 않습니다. 당장은 타율이 나빠도 타구속도를 보고 발전 가능성을 예측하고 기대하는 것이 국내외 프로팀의 바뀌는 추세입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키 168㎝의 홈런 치는 내야수, 호세 알투베 스토리는 이런 고정관념을 깨는 좋은 예입니다.평균이라는 말 속에도 고정관념이 들어있지 않은지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최근 읽은 '평균의 종말'이라는 책에서 발견한 메시지는 "평균적인 사람은 없다"였습니다. 인간이 어떤 규칙을 찾고 전형적인 표본을 만들고자 평균에 집착했다는 것이 이 책을 쓴 토드 로즈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의 논지입니다. 1940년 미국 공군이 전투기 조종석 설계를 위해 조종사 4063명의 키, 가슴둘레, 팔길이 등 10개 항목을 측정했는데 모든 항목에서 평균에 들어가는 조종사는 한 명도 없었다는 겁니다. 조종사 평균치에 맞춰 조종석을 설계하려던 공군과 비행기 제작사는 결과를 보고 깜작 놀랐습니다. 결국 평균 수치를 적용하는 것을 포기합니다. 지금은 당연하게 보이는 조절가능한 시트와 헬멧 조임끈을 설계에 적용합니다. 이처럼 평균이 표준되는 시대는 개인의 고유성, 개인 특성, 개인별 발전속도와 경로를 인정하는 시대로 가야한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입니다. 로즈 교수 본인이 어린시절 ADHD 판정으로 학교를 중단하기도 한 사람입니다. 수많은 고정관념이 여전히 위력을 발휘합니다. 누군가는 배제되고 상처를 받습니다. 여러분 앞에는 어떤 고정관념과 평균의 장막이 있습니까.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3.08.07 08:01
프로야구

[IS 스타] 완벽투에도 긴장한 우승 청부사…최원태 "점수 많이 났는데도 0-0 같더라"

"점수가 많이 났는데도 계속 긴장됐다. 10-0이라 생각하고 던진 게 아니라 0-0처럼 느껴졌다. 첫 단추가 중요하지 않나. 이기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어제 이겨 위닝 시리즈가 확정된 후라 (그래도) 더 편하게 던진 것 같다."프로 9년 차도 처음은 언제나 어렵다. 최원태(LG 트윈스)가 이적 첫 등판부터 완벽투를 기록하고도 긴장했던 속 마음을 웃으며 털어놨다.최원태는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2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7승을 기록했다. 최원태는 LG가 야심차게 영입한 우승 청부사다. 올 시즌 선두를 달리고 있는 LG의 유일한 약점이 선발진으로 꼽혔다. 아담 플럿코가 11승 2패 평균자책점 2.33, 임찬규가 6승 3패 평균자책점 3.35를 기록했으나 이후 믿을 투수가 없었다. 2선발 수준 이상의 투수가 필요했고, 올 시즌 가을야구 가능성이 낮아진 키움 히어로즈와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최원태를 영입했다.첫 등판부터 든든했다. 5회 2사까지 퍼펙트 투구를 이어가는 등 경기 내내 안정감이 넘쳤다. 든든한 득점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경기는 LG가 왜 우승 후보인지, 최원태 영입 이후 어떻게 더 강력해졌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그런데 정작 최원태 본인은 긴장으로 가득했던 날이라 했다.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난 최원태는 "어제 감독님께서 3~4점은 줘도 된다고 하셔서 그래야겠다고 생각했다. 불리한 볼 카운트일 때마다 그 생각을 하면서 스트라이크를 던진 게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돌아봤다.인터뷰 내내 시종일관 '긴장했다'고 웃은 최원태를 야수진이 도왔다. 그는 "1회 첫 타자가 가장 긴장됐다. 빠른 타구였는데 3루수인 문보경이 호수비를 해줬다. 호수비가 너무 많아서 (꼽을 수 없는데) 감사하다. 운도 많이 따랐다. 트레이드해 와 첫 경기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야수진이 도와줘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배터리를 맡은 건 베테랑 포수 허도환이었다. 2015년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했던 최원태가 잠시 호흡을 맞췄던 대선배였다. 허도환이 2015년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오랜 시간 멀어졌으나 8년이 지나 잠실에서 해후하게 됐다.최원태는 "도환 선배님께서는 기억 못하시지만, 내가 2군에 있을 때 선배님과 합을 맞췄다"며 "원래 던졌던 포수에게 던지는 것 같았다. 내게 '네 마음대로 던져라'고 하셔서 진짜로 마음대로 던졌다"고 웃었다. 또 "중요할 때는 선배님 사인을 따랐고, 여유 있을 때는 편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2015년 입단해 어느덧 프로 9년 차다. 한국시리즈도 경험하고 태극마크까지 달았던 리그 대표 투수다. 아무리 히어로즈에서만 뛰었던 원 클럽 맨이지만, 마운드에서 긴장 같은 건 극복했을 법한 커리어다.그러나 그런 최원태도 첫 트레이드, 첫 등판은 낯설고 긴장되는 무대였다. 그는 "점수가 많이 났는데도 계속 긴장됐다. 10-0이라 생각하고 던진 게 아니라 0-0처럼 느껴졌다"며 "첫 단추가 중요하지 않나. 이기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어제 이겨 위닝 시리즈가 확정된 후라 (그래도) 더 편하게 던진 것 같다"고 했다.그런 그를 LG 선수단이 그라운드에서 수비로, 더그아웃에서는 환영으로 도왔다. 최원태는 "오지환 형께서 너무 잘 챙겨주셨고, 박해민 형, 김현수 선배님도 잘 챙겨주셨다. (전 키움 동료였던) 박동원 형은 말할 것 도 없다. 동료들이 다 많이 도와줬다. 홍창기 형, 정우영, 이정용 등도 많이 도와줬다"고 전했다.우승 청부사의 임무는 명확하다. 지난해 키움 소속으로 준우승의 쓴맛을 봤던 최원태도 그걸 알고 있다. 일단은 정규시즌 1위부터다. 그는 "일단 정규 시즌 1위로 맞출 수 있도록 내가 힘이 되고 싶다. 그게 더 중요하다"고 다짐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7.30 20:36
메이저리그

슈어저 떠난 메츠, 분위기 뒤숭숭…"정말 끔찍한 일" "충격적"

트레이드로 팀을 떠난 '에이스' 맥스 슈어저(39)를 향한 뉴욕 메츠 동료들의 아쉬움이 가득하다.미국 야후스포츠는 뉴욕 지역 스포츠 매체 SNY를 인용해 30일(한국시간) '슈어저 트레이드 협상이 며칠 동안 진행됐지만 클럽하우스에 충격파를 던졌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메츠는 슈어저를 텍사스로 트레이드했다. 슈어저는 사이영상을 통산 세 번이나 받은 자타공인 현역 최고 투수. 통산(16년) 210승 106패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 중이다.메츠 중심 타자 피트 알론소는 "솔직히 충격받았다"며 "경기 전 많은 소문이 돌았고 공식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사실처럼 느껴졌다. 슈어저가 클럽하우스에 없었고 오늘 실제로 그를 보지 못해 그제야 '아, 이게 진짜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건 확실히 우리에게 손실이다. 명예의 전당에 오를 선수가 트레이드되는 건 정말 끔찍한 일"이라면서 "슈어저는 좋은 친구이자 훌륭한 팀 동료"라고 강조했다. 알론소는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지명을 받은 뒤 2019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지명부터 줄곧 메츠에서만 활약 중인 '원클럽맨'이다. 하지만 슈어저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선수 이적은 MLB에서 철저한 비즈니스다. 남고 싶어도 팀을 떠나야 할 순간이 있을 수 있다. 알론소는 "(트레이드에 대해) 잠깐 생각해 본 적은 있지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 중 하나"라며 "모든 건 분명히 윗선에 달렸다. 하지만 난 이곳이 편안하고 경기하고 좋은 곳이며 훌륭한 도시라고 생각한다. (만약 트레이드된다면) 슈어저가 트레이드됐을 때 받은 충격만큼이나 충격적일 거"라고 말했다.주전 외야수 브랜든 니모도 착잡한 마음을 전했다. 니모는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렸지만 8년, 총액 1억6200만 달러(2070억원) 대형 계약으로 메츠 잔류를 선택했다. 그는 "우리는 이제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충격적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거 같다"고 말했다. 30일 경기에 앞서 슈어저와 잠시 얘길 나눈 니모는 "슈어저는 훌륭한 팀원이자 훌륭한 리더였다. 그가 그리울 것"이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팀의 간판 유격수인 프란시스코 린도어도 "슈어저는 정말 좋은 팀 동료였기 때문에 그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는 훌륭한 경쟁자다. 그에게서 많은 걸 배웠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린도어는 2021시즌을 앞두고 메츠와 10년, 총액 3억4100만 달러(4358억원) 빅딜에 합의했다. 적지 않은 계약 기간이 남은 만큼 이번 트레이드에 더욱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다만 린도어는 주축 선수 트레이드가 팀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리빌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난 이걸 리빌딩이라고 부르지 않고 '과도기(transition)'라고 부른다"며 "여전히 올 시즌을 매우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긍정했다.메츠는 이날 기준 49승 55패를 기록,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4위에 처졌다. 선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66승 36패)에 무려 18경기나 뒤져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이 희박하다. 마무리 투수 데이비드 로버트슨에 이어 슈어저까지 '판매'하면서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잔여 시즌 내부 분위기를 어떻게 추스르느냐가 숙제로 남게 됐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7.30 19:29
프로야구

[IS 포커스] 단비 같은 지원군 당도…진짜 경쟁은 6월부터

키움 히어로즈는 최근 불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베테랑 내야수 이원석을 영입하며 주축 셋업맨 김태훈을 트레이드 카드로 썼다. 이후 허리가 약해졌고, 최근엔 마무리 투수 김재웅을 조기에 투입하며 ‘버티기’에 돌입했다. 좋은 소식이 있다. 지난겨울 FA(자유계약선수) 계약으로 영입한 불펜 자원 원종현이 복귀 시동을 걸었다. 시즌 초반 오른쪽 굴곡근 부상으로 그동안 재활 치료를 받았는데, 17일 퓨처스리그 경기에 팀의 5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키움은 김재웅과 임창민을 8·9회에 투입하고 있다. 필승조로 내세울 수 있는 투수가 한 명만 더 늘어도 운영이 수월하다. 최근 부진했던 간판타자 이정후의 타격감이 좋아진 상황. 원종현의 실전 복귀는 현재 키움에 단비다. 다른 팀도 희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부상자가 너무 많아서 전력이 떨어지고 최하위까지 추락했던 KT 위즈는 16일 ‘불펜 에이스’ 주권이 합류했다. 당분간 점수 차가 많이 나는 상황에서 등판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뒤 곧 제자리를 찾을 전망이다. 허리 통증으로 이탈했던 2022시즌 세이브 1위 고우석(LG 트윈스)도 17일부터 투구를 시작한다. 불펜 투구에서 이상이 없으면 바로 실전에 투입된다. 팔꿈치 통증으로 휴식기를 갖던 젊은 우완 투수 이민호도 다시 마운드에 섰다. 두 선수 모두 6월에는 합류할 전망이다. 4월 최고 투수 중 한 명인 두산 베어스 우완 곽빈도 오는 주말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선다. 지난 7일 LG 트윈스전에서 부진한 그는 허리 통증이 생기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바 있다. 하지만 회복이 빨랐고, 예상보다는 빨리 복귀가 가능할 것 같다. 4~5월 베스트 전력을 가동하지 못한 팀이 많다. 6월 완전체가 될 수 있는 팀도 많다. KIA는 간판타자 나성범이 종아리 부상으로 재활 치료를 받고 있지만, 곧 운동을 시작할 전망이다. 2021시즌까지 팀 주전 중견수를 맡았던 최원준은 군 복무(상무 야구단)를 마치고 6월 중순 팀에 합류할 전망이다. KT는 3루수 황재균, 투수 김민수 등 돌아올 주축 선수가 많다. 삼성도 야수 기대주 김현준, 거포 김동엽이 6월 중순 전에는 합류할 것 같다. 부상과 부진으로 기대에 못 미친 외국인 투수 또는 타자들의 교체와 합류도 6월 내 이뤄질 전망이다. SSG 랜더스·롯데 자이언츠·LG 3강 제체에 NC 다이노스와 두산의 약진이 돋보이는 5월 중순 순위 경쟁 판도. 진짜 전쟁은 6월부터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1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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